현상에 의문을 품는다는 것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애쓴다.
따라서 진보는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_조지 버나드 쇼
저자는 심리학자들이 무엇을 성취하는 데 두 가지 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그 두 가지는 이미 잘 닦여진 길로 앞선 무리를 따라가는 순응하는 길과 인적이 드문 길을 선택하여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입니다. 이 책은 순리를 거스르고 독창성 originality를 발휘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어지는 많은 상황을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PC를 구입하고 나서 처음 컴퓨터를 켜면 윈도우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맥에는 사파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장된 브라우저를 사용하는데 스스로 더 나은 브라우저가 있을까 라는 의문조차 품지 않습니다. 파이어폭스나 크롬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장된 기능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주도력을 조금 더 발휘해서 더 나은 선택지를 찾는 사람들인데 그 작은 차이, 즉 주도력이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이미 내장된 브라우저를 사용하듯이 우리는 대부분 삶에서 주어진 부분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저소득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경제적 불평등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확률이 최고소득 계층에 속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17퍼센트나 높았다고 합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여건에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장을 내밀어 바꾸려고 할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합니다. 결국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독창성의 가장 큰 특성은 현상을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늘 봐오던 현상들을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작점은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은 의문을 품는 행위입니다. "이것이 최선이 아니라면?"이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늘 봐오던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결국엔 기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안정적으로 거스르는 법
신동들은 재능이나 야망은 충분히 지녔지만 독창성을 발휘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끝이 미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동들은 어려서부터 평생 부모와 학교 나아가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성장하기 때문에 스스로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에 맞는 규칙을 만들 생각을 하기보다 기본 게임의 정해진 규칙만 따르게 됩니다. 관행적인 방식의 안전한 길, 위에서 언급한 순응하는 길을 따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책에서 조지프 슘페터의 말은 인용하듯이 독창성이란 창조적인 파괴 행위입니다. 새로운 결과를 얻으려면 기존 방식을 해체해야만 하는데 우리들은 두려움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창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두려움 없이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것에 대한 답 역시 우리의 통념을 깨트립니다. 사업, 정치, 과학, 예술 모든 분야의 창시자들은 모든 위험을 감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회피하는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위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삶의 한 분야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관행을 따르는 방식으로 위험을 상쇄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공한 기업가들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수입이 늘어난 후에도 학업을 계속하거나 직장에 계속 다니면서 자신에게 안전한 투자를 했습니다. 다시 말해,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기존 체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실행에 있어서는 위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장치를 충분히 두긴 하지만 창의적인 천재들은 엄청난 실행력의 대가들입니다. 딘 사이먼튼은 평균적으로 볼 때, 창의적인 천재들이 같은 동료 집단보다 질적으로 우월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훨씬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내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독창성을 달성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뿐입니다. 아이디어 창출에서는 양이 질을 예측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창조적 파괴
이 책 안에는 우리의 일상적인 통념을 깨는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선발주자가 되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살펴보면 신속하게 행동하고 첫 주자가 되는 것은 불리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역으로 일찍 일어난 바지런한 벌레는 잡아 먹히는 것입니다.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에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 미루는 습성은 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창성이 뛰어난 인물들은 일을 미루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들은 전략적으로 꾸물거리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하고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갑니다.
또한 수년 동안 전문가들은 맏이의 장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맏이들이 유리하지만, 30세가 되면 이런 장점의 효과가 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은 막내보다 맏이일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지만 반항아는 맏이보다 막내일 확률이 두 배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들 사이에서 출생 서열이 낮은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차별화할 방법을 찾고 맏이들은 출생 서열이 낮은 사람들보다 위험 회피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순응하는 길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의 맥락에서 이해하자면 출생 서열이 낮은 아이들이 새로운 개척의 길로 나가게 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입니다.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색다른 생각을 장려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임을 깨달았다.
용감한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다._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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