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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토드 로즈『평균의 종말』, 가운데 정렬에서 벗어나기

by 미라벨25 2023. 2. 12.

 

평균주의, 가운데 정렬

우리는 살면서 일평생 평균이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평균 몸무게, 평균 신장 등으로 정해진 치수에 따라 평균적인 발달 상태를 점검받고 학생들은 평균 지능, 평균 점수에 의해 상대 평가됩니다. 사회에서는 직장의 평균 연봉, 결혼 적정 연령의 평균 나이, 그리고 평균 소득 등 이루 모두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의 평균치가 우리의 삶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평균이란 대푯값의 일종으로 여러 수나 값은 종류의 양의 중간값을 의미합니다. 보통 '중간만 해라'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상태로 무난한 점수를 의미하고 일종의 안도감을 유발하는 치수입니다. 다시 말해, 평균적인 사람을 완벽한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한 유형의 표본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언뜻 보기엔 단순합니다. 인간에게 평균이란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평균에도 나름의 역할이 있긴 하지만 개개인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평균은 쓸모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평균적인 인간과 관련된 현대의 개념은 엄밀한 진실이 아니라 인간의 잘못된 통념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수학으로 인간을 분석하고자 했던 18세기 천문학자 케틀러가 평균적 인간이 이상적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이후로 골턴은 이에서 더 나아가 평균을 기준으로 높고 낮은 개념을 도입하여 우월층과 저능층의 계층을 구분 지었습니다. 이 유산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평균 이하의 삶을 원하지 않게 되었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평균 이상이 되려고 애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삶에 이토록 영향을 끼치는 평균주의가 케틀러와 골턴이라는 두 사람의 신념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을까요? 20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학교의 주류 조직의 원칙으로 평균주의가 내세워지게 된 배경에는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라는 인물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간이 최우선이었다면 미래에는 시스템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테일러의 이 한 문장으로 평균주의가 널리 퍼지게 된 요인을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나아가 21세기 교육은 학교의 목표가 모든 학생을 똑같은 수준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타고난 재능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라는 손다이크의 신념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표준화된 기준을 위해서, 공장식 학교 교육의 평가를 위해서 평균주의를 적용한 표준화와 등급화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보편적 평균주의 시스템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주의는 개개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들을 배제했고 그 결과로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맥락에 따른 변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개인은 장소와 시간을 거치며 진화하는 고차원 시스템이다" -피터 몰레나,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개인은 고차원적이고 다차원적인 존재입니다. 인간 본질에 대한 심오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우리는 개개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개개인성의 특성은 맥락의 원칙 context principle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어 철학에서 말하는 맥락의 원칙이란 쉽게 말해 개인의 특성에 대해 '절대로'라는 단어의 의미를 단독으로 요구해서는 안 되며 맥락에서만 요구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들의 성격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르게 표출됩니다. 주변에서 우리는 직장에서는 보통 외향적이지만 가정에서는 과묵한 사람들을(혹은 그 반대)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도덕적이고 일관된 성품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가끔 그런 성격을 이중성격이라며 나쁘게 취급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내가 많이 있다는 것을. 나도 가끔 내 의도와 달리 나쁜 생각, 나쁜 행동을 할 때가 있으며 그것을 숨기고자 하는 노력도 서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맥락에 따른 이해를 교육에 적용해 보면 학생들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학습 능력의 성과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개개인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발전하고 심지어 인간의 발달에는 보편적인 고정 순서가 없습니다. 인간은 단계별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발달 그물망을 가지고 성장합니다. 

피셔는 "발달의 사다리는 없다. 사다리라기보다는, 우리 각자가 저마다 발달의 그물망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각각의 새로운 단계마다 우리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이 온갖 다양한 형태로 펼쳐진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정해진 기준에 따른 평균주의의 잣대로 줄 세우고 평가하는 시선을 거두고 부족하고 나쁜 사람이라는 판단을 맥락적인 입장에서 잠시 보류한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포용력을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앞날을 개척하는 자세

 

우리들이 현재 믿고 있는 여러 신념 중에 많은 부분이 20세기에 들어서 생겨난 개념들이며 검증되지 않은 이론들로 인한 많은 오류가 우리의 삶 속에 여전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개념들로 인해 신음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중 누구도 개인을 둘러싼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인간 개개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이미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들은 스스로 앞날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 주변 대부분의 영역에서 아직도 평균주의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지만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평균주의를 뛰어넘어 개개인성이라는 원칙에 따른 세계관의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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